동남권 아파트 매매가격,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벗어나 3분기, 12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
부산 문현동에 있는 BNK부산은행 본점. 부산은행 제공.
올들어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7일 ‘동남권 부동산시장 동향 및 전망’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동남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8% 늘어난 8만9750건으로 나타났다. 1~8월 기준으로 볼 때 최근 5년 중 최대 거래량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47.1% 늘어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다음으로 울산(87.8%), 경남(73.4%) 순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9년 1분기(-7.7%) 저점을 기록한 후 하락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1.6%) 중에는 2017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울산(3.9%), 부산(1.1%)은 상승했으나 경남(-0.2%)은 하락했다.
이같은 상승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입주물량 축소, 미분양 해소 등 공급부담 완화가 시장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동남권 아파트 입주물량의 경우 2017~2019년 중 3년 연속 7만호를 웃돌았다. 올해도 연평균 입주물량의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5만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1년에는 올해(5만2564호)과 비교할 때 절반 가까이 줄어든 2만7802호에 그치면서 입주물량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권 미분양 물량도 2018년 1만9297호, 2019년 1만5653호에서 올해는 1만932호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공급 부담 완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주택구매 성향 확대 등도 부동산 시장 상승흐름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금년 5월, 0.5%까지 인하되면서 유동성 지표인 광의통화량(M2)은 3084조원(7월 말 기준)에 달하는 등 역사적인 유동성 국면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은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등 30~4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택구매 성향은 확대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올 하반기 들어 전세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주택구매 성향은 단기적으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지역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남권 경제는 올해 하반기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코로나19 사태 진정, 대외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등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남권의 상가 및 오피스 시장도 점차 회복세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규제 강화, 세제부담 확대 등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 및 주거 환경이 우수한 인기지역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동남권 부동산 시장은 지난 3년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에는 전반적인 가격 상승흐름 속에서 특정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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