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이러한 의지와는 달리 주택시장은 매매에 이어 전세시장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급격한 집값 상승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발표될 예정이었던 재산세 감면 대책은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오늘도 부동산과 관련된 뉴스를 전해 드립니다.
◆ 최재성 "집값 상승, 박근혜 정부 정책 때문이다"
첫 번째 뉴스입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어제(28일) KBS 뉴스에 나와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써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라’고 내몰아 집값이 올라갔다"며 "그 결과는 이 정부가 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정부 때 집값 안정시킨다고 드라이브 걸었는데 그 혜택은 이명박 정부 때 봤다"고도 했습니다.
부동산의 문제에 대해 전 정부를 탓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부와 여당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박근혜 정부의 탓을 줄곧 꼽아왔습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8월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집값 안정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규제 덕분이라고 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집값 상승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문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집값 상승은 단군 할아버지 때문이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홍남기 "지분적립형주택 2023년 첫 분양"
전체 집값의 4분의 1만 있으면 청약이 가능한 ‘지분적립형주택’이 2023년부터 서울에 공급됩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지분적립형주택은 토지·건물 지분 값의 20~25%를 내고 입주한 뒤, 4년마다 집값의 10~15%를 추가로 내는만큼 지분을 취득합니다. 이런 식으로 입주자가 지분을 늘려나가다 보면 20~30년 뒤에는 ‘100% 내 집’이 됩니다.
서울시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8·4 대책을 통해 확정한 서울 내 지분적립형주택 공급 물량은 총 1만7000가구입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1호 단지로는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 부지에 공급될 주택은 총 3000가구로 이 중 최소 절반 이상이 지분적립형주택 방식으로 분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상암동 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SH 마곡 미매각 부지(1200가구) 등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 "지분적립형주택, 당장의 전세난 해결은 역부족"
지분적립형주택은 초기자금 부담이 작다는 게 장점입니다. 자금 동원력이 낮은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지난 ‘8·4 공급 대책’에서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첫 분양이 2023년부터이고, 실제 입주시기는 2026~2027년이 예상됩니다. 때문에 당장의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최소 20년은 거주해야 하는데, 면적이 소형이면 선호도가 낮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재산세 완화, 6억 vs 9억…당정청 이견에 오늘 발표 취소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 실수요자의 재산세 부담 완화 기준을 9억원까지 높이려 했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오늘 발표가 연기됐습니다. 민주당은 내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재산세 인하 대상을 최대한 확대하려는 반면, 청와대와 정부는 시가 기준으로 약 13억원 아파트까지 감면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감면 대상을 9억원 이하까지 넓히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방침이 완화되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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