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과 관련해 “왜 이 시점에 알려졌는지 모르겠다”며 “전직 북한 외교관이며 조 전 대사대리와 오랜 기간을 함께했던 사람으로서 본인 동의 없이 관련 사실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경위에 대해 정부가 설명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오히려 정부가 설명을 한다면 그가 한국에 왔다는 사실이 고착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가급적으로 공개하거나 노출시키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입국 사실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신변보호를 위해 입국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조 전 대사대리 측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는 아버지와 장인 역시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으로,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에 대해 “어릴 때부터 평양외국어학원, 외국어대학 등 북한 일반 자녀들이 갈 수 없는 특별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저보다도 상류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 망명 이후 20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 망명이다. 특히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대사급 외교관이 망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사관이나 공사급 중에서는 2016년 태 의원(당시 북한 영국대사관 공사)이 망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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