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 집값에 이어 전·월세 가격마저 뛰자 월세→전세→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는 사다리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값이 뛰는 것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돈을 대거 푼 영향이 크다. 하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정부가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내놓은 대책들이 오히려 전세 공급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루기 힘들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택전세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소득분위별 J-PIR(3분위 기준)은 2010년 4.8배에서 지난해 7.9배로 상승했다. 10년 전에는 5년 치 소득을 모으면 서울에서 전세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젠 8년 가까이 걸린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8월 5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엔 5억1707만원까지 올랐다. 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도 계속 치솟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젠 전셋집 구하기가 과거 내 집 마련만큼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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