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신기록을 다시 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에 6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조3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이던 2018년 4분기 이후 일곱 분기 만이다.
삼성전자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눈여겨볼 숫자는 분기 매출이다. 65조9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2017년 4분기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이달 말 나오는 확정 실적에 변동이 없으면 분기 최고 매출 기록이 바뀐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후 최대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0조2000억원보다 20%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영업이익률도 18.6%로 1분기(11.6%)와 2분기(15.4%)보다 대폭 개선됐다. 신제품 스마트폰, 프리미엄 가전 등 수익성이 뛰어난 제품이 많이 팔린 결과다.
3분기를 빛낸 효자 상품은 스마트폰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을 4조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전 분기(1조9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신제품이 쏟아진 3분기를 기점으로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가전에서도 기대 이상의 매출과 이익이 나왔다. TV와 생활가전을 합친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전 분기(7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CE 부문 분기 최고 영업이익 기록인 2016년 2분기(1조원)를 넘어섰다. 프리미엄급 TV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 효과다.
반도체(DS) 부문도 전 분기와 비슷한 5조5000억원 안팎의 견조한 이익을 내면서 변함없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냈다. D램 가격이 하락했지만 미국의 제재에 앞서 지난달 중국 화웨이가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이익 감소를 상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반도체의 부진이 예상되지만 가전 부문 등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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