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모드는 어두운 환경에서 눈부심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일부 기업이 시범적으로 서비스해왔다. 바탕의 밝은색을 검은색으로 바꾸면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불필요한 영역의 밝기를 줄여줄 수 있다. 다크모드가 ‘야간모드’로도 불린 이유다. 최근에는 밝은 곳에서도 다크모드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 기능이 눈 피로를 줄여준다는 얘기가 사용자 사이에 퍼지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삼성 멤버스’ 회원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다크모드는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디스플레이 기능 2위(32%)에 올랐다.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도 다크모드 사용자 확대의 배경 중 하나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한 디지털 기기는 다크모드를 썼을 때 배터리를 아낄 수 있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서는 검은색을 표현할 때도 백라이트가 항상 켜져 있기 때문에 다크모드를 적용해도 전력 소모량에 큰 차이가 없었다. OLED는 개발 소자가 자체 발광하는 방식이라 검은색을 표현할 때는 해당 영역의 소자가 꺼진다. 그만큼 전력 소모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민감한 IT기업들은 이 같은 이유로 다크모드를 자체 UI나 운영체제(OS)에 앞다퉈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원 UI’를 공개하며 다크모드를 처음 선보였다.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의 종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애플도 2018년 맥 OS ‘모하비’에 다크모드를 처음 도입했다. 지난해엔 모바일 OS ‘iOS13’에 이 기능을 넣었다. 구글과 MS도 안드로이드 OS와 윈도에 다크모드를 기본 기능으로 적용했다.
다크모드가 UI 디자인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웹페이지, 모바일 앱 개발사도 이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다크모드 지원 여부가 사용자의 서비스 선호도를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OS가 다크모드를 지원해도 앱과 웹페이지가 이를 지원하지 않으면 이 기능을 온전히 쓸 수 없다.
최근 페이스북은 다크모드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 웹페이지에서 다크모드 기능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앱에 적용하기 위한 시험 작업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웨일 브라우저’ 및 포털 메인 화면에 이 기능을 적용했다. 카카오톡도 지난해부터 다크모드 테마를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 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다크모드 적용을 고심하고 있다. 흰색을 기본으로 설계된 화면 디자인을 이 기능에 최적화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흰색 화면을 전제로 한 글자와 콘텐츠는 바탕이 어두워졌을 때 눈에 안 띄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세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다크모드에 대한 사용자의 수요가 높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개발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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