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신 미사일 기술이 집약된 신형 ICBM의 경우 길이와 직경이 커진 점을 고려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한다. 탄두부에는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MIRV) 형태로 진화한 것이 특징이란 평가다. 신형 SLBM '북극성-4A' 역시 직경이 굵어지면서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나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형 ICBM의 경우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식별된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9축 18륜)보다 바퀴가 2축이 늘어났고, 외관도 새로워졌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 TEL은 9축 바퀴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으나 이번 신형 ICBM의 TEL은 11축의 바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면서 "이렇게 TEL을 설계한 것은 미사일의 전체 무게가 무거워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형 ICBM에 대해 "정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일단 TV 영상만으로는 길이는 1~2m가량, 직경은 30~40㎝가량 각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의 길이는 21m이다. 이번 신형 ICBM의 길이는 22~23m 또는 23~24m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에 화성-15형보다 진화한 사실상 '화성-16형'이란 주장이 나온다.
북한의 신형 ICBM은 ICBM 길이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미국 미니트맨-3은 길이 18.2m, 중국 신형 DF(둥펑)-41은 21m, 러시아 신형 토폴-M은 22.7m다.
북한의 신형 ICBM의 직경도 역시 이들 국가 ICBM보다 굵은 것으로 분석됐다. 신형 ICBM의 직경이 커진 이유는 1단과 2단 추진 엔진에 큰 변화를 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멜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은 "이번 (신형) 미사일은 괴물"이라고 말했다.
장영근 교수는 "신형 ICBM은 액체 엔진 미사일"이라며 "1단에 엔진 2쌍(4기)을 달았고, 2단에는 작년 12월 두 차례 시험한 신형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은 1단에 화성-14형에 사용된 백두산 엔진 2기를, 2단에는 보조엔진 4~6개를 장착했다. 신형 ICBM 1단은 엔진 최대 4기를 장착했고, 2단은 지난해 12월 두차례 시험에서 7분간 연소했다는 새 엔진을 단 것으로 추정된다. 추력(밀어 올리는 힘)이 커지도록 연료와 산화제량이 더 많이 주입돼 직경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장 교수의 진단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면서 탄두부가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탄두부에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가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PBV는 다탄두 탑재형 ICBM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장 교수는 "미사일 길이가 길어진 것은 탄두부에 PBV를 장착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다탄두 ICBM을 개발하면 이론적으로는 워싱턴이나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게 된다.
ICBM은 발사 후 우주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탄두가 들어 있는 PBV를 분리하는데 이때 PBV에 달린 로켓이 점화, 탄두를 원하는 목표지점 상공까지 운반한다.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만큼 사거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만큼, 이번 신형 ICBM은 사거리 증대보다는 위력이 큰 핵탄두 또는 2~3개의 다탄두를 탑재하는 데 중점을 뒀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신형 SLBM '북극성-4A'도 '다탄두' 형태로 개발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길이가 짧고, 하나는 더 긴 두 종류가 식별됐기 때문이다.
길이가 긴 것은 진수가 임박한 로미오급 개량형인 3000t급 잠수함(3발 탑재)에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짧은 것은 4000∼5000t급 잠수함용(6발 탑재)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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