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 뒤 대기 간부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육군 간부 두 사람이 황제 휴가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앙보충대대 대기 간부 휴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 중인 전 정보사 군인들이 보통 간부보다 많게는 7배, 같은 대기 간부들보다 3배씩 휴가를 더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탈북 여성 성폭행 혐의를 받는 두 사람은 현재 보직해임 간부들이 대기하는 중앙보충대대에서 대기 간부 신분으로 대기 중이다.
A중령과 B상사는 지난해 12월 5일 탈북 여성 성폭행 혐의로 보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11일 뒤인 12월 16일 용인에 있는 중앙보충대대로 전입했다. 이들은 북한 무기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탈북 여성을 정보수집 차 접근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3개월 반 동안 A중령과 B상사는 병가, 연가, 공가, 청원 휴가를 조합해 사용했다"며 "일주일에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신과 상담, 탈모 치료, 습관성 어깨탈구, 복통 진료, 식도염 등으로 병가를 간 뒤 복귀 후 진료확인서 또는 진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3개월 반 동안 각각 19일, 16일의 병가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군 규정상 간부는 병가 사용에 제한이 없지만 A중령과 B상사는 병가를 휴가 연장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들은 연가나 공가 사이에 병가를 사용하거나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병가를 사용하며 107일 동안 실제 출근일은 각각 37일, 25일에 불과하다.
이들은 군인사법 상 군인은 보직 해임돼도 봉급 감액이 전혀 없어 월급을 전액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아프면 당연히 병가를 가야 하지만 A중령과 B상사는 누가봐도 과도한 병가를 통해 황제 휴가를 누린 것으로 의심된다"며 "두 사람보다 1개월 전에 전입한 간부는 같은 기간 징계위, 조사위 참석으로 2일 공가 사용한 것이 전부고, 2개월 전에 전입한 다른 간부는 연가 4일, 물리치료 등을 위한 병가 6일 사용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 의원은 "여러 사유로 군 간부들이 보직 해임되고 있지만 이들은 공무원과 달리 보직이 없어도 봉급 감액이 없다"며 "군인사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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