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성년자 명의로 개설된 주식계좌가 폭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자녀재산 증식의 기회로 미성년 주식계좌가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미성년 신규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29만1080건에 달한다. 월 평균 3만6385건이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월 평균 7778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고용진 의원이 발표한 해당 자료를 살표보면 미성년 주식계좌가 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한 3월부터다. 올 2월 1만9777개였던 미성년 주식계좌는 3월에는 4만2926개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꾸준히 3만~4만개 수준의 미성년 주식계좌가 새로 개설되다가 8월 다시 6만3026개로 재차 급증했다. 이때는 공모주 열풍을 불러 모았던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앞둔 시기였다.
앞서 2018년과 지난해에 새로 개설된 미성년 주식계좌는 각각 7만6091개와 9만3332개다. 한 해에 걸쳐 개설되던 미성년자 명의 주식계좌가 불과 한 두달 사이에 개설된 셈이다. 예수금 역시 지난 3월과 8월 각각 641억원, 724억원씩 증가하면서 지난해 한해 증가치인 37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고용진 의원은 "주가가 크게 떨어져 미성년 증여에 대한 세금부담(공제한도 2000만원)이 줄어 자녀재산 증식의 유리한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SK바이오팜을 필두로 한 공모주 열풍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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