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한 미국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웹사이트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델이나 인플루언서 등이 쇼호스트로 나서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쇼핑이다. 기존 TV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등 더욱 적극적인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른바 ‘왕훙(網紅)’으로 불리는 인플루언서 등이 맹활약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대표적 청바지 브랜드인 리바이스는 아마존의 프라임데이 할인 판매 기간(13~14일)에 맞춰 라이브 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다. 켈리 메이슨 리바이스 홍보담당은 “분주한 프라임데이 기간에 눈에 띄기 위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리바이스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2분기 매출이 4억9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 급감했다. 또 이 기간 3억6400만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에 주력했던 리바이스가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며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에 주력하고 있는 타미힐피거의 모회사인 PVH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7월 북미 지역에서 직원 450명을 감원하고, 오프라인 매장 162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라이브 커머스에 나선 패션업체 레베카밍코프는 “코로나19 봉쇄 이후 소비자가 옷감을 직접 만지고 느끼는 사례가 줄었다”며 “우리는 온라인에서 이 같은 경험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중소 상인들도 온라인을 판매 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시시피주에 있는 옷가게 ‘핑크코코넛 부티크’를 운영 중인 헨즐리 부부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페이스북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올해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홈쇼핑 채널 QVC 등을 보유한 큐레이트리테일의 마이크 조지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으로 제품을 사고파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큐레이트리테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데이터 분석 기관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23년 2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의류와 화장품, 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판매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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