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양천구청장(56·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4개 단지, 2만6000여 가구에 이르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모두 재건축되면 시장에 2만 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목동 신시가지 일대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다. 지난달 목동9단지가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하면서다. 재건축 기대가 꺾여 급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김 구청장은 목동 아파트 14개 모든 단지의 재건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은 양천구민의 최대 관심사이자, 김 구청장의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목동 아파트 단지 재건축의 후방 지원을 위해 내년 초 ‘목동아파트 재건축 전담팀’을 꾸릴 예정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특정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재건축 전담팀을 구성하는 것은 양천구가 처음이다.
김 구청장은 대규모 재건축 이후 양천구의 모습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되면 현재 5만여 명인 아파트 거주자는 최소 10만여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목(木)동의 상징인 녹지 공간도 충분히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가 단기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두려워 공급을 틀어막고 있으면 집값이 되레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김 구청장은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시장 가격은 자연스럽게 조정된다”며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리면 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시장에서 재건축을 기대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대해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건축 추진 기간이 길어지면 이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집을 판 사람, 훨씬 더 오른 가격에 집을 산 사람, 재건축이 진행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 모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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