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직장인 사이에서 한국형 경영학석사(MBA)에 대한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국내 MBA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맞춰 이론과 실무 역량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창구로 인식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대학들이 원격수업을 하면서 해외 대학 MBA를 준비하던 사람들도 국내 대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확산 등 급변하는 국내 기업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실무 역량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한국형 MBA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 탄탄한 네트워크, 국내 조직 및 기업 환경에 맞춘 교육과정 등 다양한 면에서 매력적이다. 또한 국내 대학 MBA의 글로벌 경쟁력이 눈에 띄게 높아진 데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이 많아 한국형 MBA는 단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최고 교육과정으로 꼽힌다.
한양대 MBA는 조직인사, 회계, 재무금융, 글로벌비즈니스 등 9개 전공 특화 트랙으로 짜여 있다. 경영에 관한 지식뿐 아니라 문화예술, 의료, 정보기술(I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친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자유롭게 개인별 맞춤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이 MBA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한 덕분에 글로벌 MBA 순위에서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수 해외 대학과 제휴해 외국 교수진 강의를 확보했고, 해외 대학과 MBA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해 국내 MBA 학위는 물론 해외 MBA 학위까지 한번에 취득할 수도 있다.
성균관대 SKK GSB는 2012년부터 9년 연속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MBA 평가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세계 54위, 아시아 13위 MBA 과정으로 선정됐다.
각 대학 MBA가 글로벌 인재 양성을 내세우면서 교수진은 물론 학생도 상당수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복수(국내 대학+해외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핀란드 알토대 복수학위 MBA 과정은 분야별 최고 석학을 초빙해 강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타트업과 디지털 전환, 블록체인 등도 정규 교과로 도입해 관련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대도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글로벌 MBA 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학생의 70%가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워졌다.
KAIST 경영대학원의 디지털금융MBA는 금융 중심지인 서울 여의도에서 교육을 받는다. 직장에 다니는 수강생은 퇴근 후 바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년제 과정으로 금융·IT 융복합 전문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교육과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26년째를 맞은 aSSIST MBA과정은 1년6개월짜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코스로 인기가 높다. 알토대와 함께 운영하고 있어 핀란드 현지에서 2주간 교육을 마치면 국내 MBA와 알토대 EMBA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중앙대도 야간·주말 MBA 과정인 CAU리더MBA를 운영하는데 토요일 수업만으로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일부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에 걸맞은 융합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MBA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KAIST 경영대학원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커리큘럼은 빅데이터 관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기본적인 기술 역량을 갖추는 데 특화했다.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부터 결과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기초 교육, AI, 머신러닝까지 깊이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
성균관대의 SKK GSB도 지난 8월부터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건국대 MBA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인사조직·노사MBA과정과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디지털이노MBA과정을 마련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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