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프라임리츠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 역삼동 강남N타워가 최근 리파이낸싱(재대출·Refinancing)을 통해 대출 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다.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는 법에 따라 배당가능 이익의 90%를 의무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하게 돼 있어 NH프라임리츠의 배당수익률 상승이 예상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사옥, 삼성SDS타워도 리파이낸싱을 통한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남N타워를 자산으로 한 케이비강남1호리츠를 운용하는 KB부동산신탁은 지난 8월말 리파이낸싱을 통해 대출 금리를 기존 연 3.6%에서 2.6%로 1%포인트 낮췄다. NH프라임리츠는 케이비강남1호리츠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로 이번 대출 금리 인하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강남N타워가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지난해 초에 비해 대형 오피스 빌딩을 담보로 한 대출 금리가 1%포인트 가량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9년 초만 해도 이 같은 대출의 금리는 연 3.5% 내외였으나 최근엔 2%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몇 달 새 대출 계약을 맺은 현대해상 강남사옥, 파인애비뉴B동, CJ제일제당센터의 대출 금리는 연 2.6~2.7%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 오피스 빌딩 담보 대출의 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오피스 빌딩들도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NH프라임리츠는 4개 펀드·리츠의 수익 증권을 자산으로 삼아 설립된 재간접 리츠다. 강남N타워(지분 10%), 서울스퀘어(지분 10%), 삼성물산 서초사옥(지분 5%), 삼성SDS타워(지분 6%)를 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번에 대출 금리를 낮춘 강남N타워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빌딩의 담보 대출 금리는 연 3.4~3.6%대다. 2018년과 2019년 초에 빌딩을 인수해 현재 시세보다 높은 금리를 지불했다. 리파이낸싱이 이뤄지면 1%포인트 가량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NH농협리츠운용 관계자는 “현재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빌딩들의 평균 대출 금리는 3.5% 가량”이라며 “1% 포인트씩 대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면 자산 운용에 드는 금융 비용이 상당 부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보유 자산의 대출 금리 인하는 NH프라임리츠의 배당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배당가능 이익의 90%를 의무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하게 돼 있어 비용 절감이 곧바로 배당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NH프라임리츠는 지난 8월 중간 배당으로 주당 127원의 배당금을 지불했다. 공모가 5000원을 기준으로 한 연 환산 배당수익률은 5.08%에 달한다. 최근 몇 달간은 주가가 4000원대 초반대(8일 종가 기준 4265원)에 머물러 있어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5%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간접 자산의 비중이 40%가 넘는 재간접 리츠에는 공모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를 제한한 현행 자본시장법 규정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의 흐름이 성장주와 공모주에 대한 투자로 흘러가면서 배당주 성격이 강한 리츠 종목들의 주가 약세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빌딩들의 자산이 매각되면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매각 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빌딩들 대부분이 해당 권역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꼽히는 데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시내 대형 오피스 빌딩의 거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매각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현대해상 강남사옥의 인수 가격은 3.3㎡당 3400만원을 기록해 역대 서울 오피스 거래 가격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NH프라임리츠가 향후 자산 매각으로 상당폭의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NH농협리츠운용 관계자는 “NH프라임리츠와 같은 재간접 리츠는 여러 포트폴리오에 분산 투자하므로 투자 리스크 완화에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자산 편입 등을 통해 리츠의 가치 상승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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