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북반구 계절이 가을철로 들어서면서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가을철 대유행'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0만명으로 이 지역에서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보다 한 주 앞선 시기 발생한 52만명보다도 36% 늘어났다.
유럽 각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체코에서는 지난 2주간 5만553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비교적 방역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은 독일에서도 같은 기간 4만2032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구 1700만명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주에만 3만60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3일에는 74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일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 역시 하루 1만4000명이 확진되면서 최대치를 찍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유럽 국가들은 7개월 전으로 되돌아가는 형국. 올 6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던 체코는 마스크 의무화 제도를 다시 도입했다. 학교와 클럽, 술집 등도 다음달 3일까지 문을 닫는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강화된 코로나19 방역대책들을 내놨다.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코로나19가 심각한 지역에 야간 통금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마드리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 경계 밖으로의 출입을 제한했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의 피터 호테즈 원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을 통해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코로나19가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확진자 증가세에 대해 "모두가 근심했던 가을, 겨울의 대유행"이라며 "곧 전국적으로 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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