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몰렸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증 채권을 발행한다는 점 때문에 평소 후순위채 성격의 투자에 소극적이던 기관들도 투자에 나선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이 이날 5년·10년 콜옵션부 영구채 총 30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8540억원 규모 수요가 참여했다. 발행 5년후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은 5년물은 2700억원 모집에 7600억원, 10년 후 상환 옵션이 붙은 10년물은 300억원 모집에 94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발행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 2.7~3.3%를 제시한 5년물은 2.99%에 2700억원 물량이 채워졌고, 연 2.8~3.5%를 희망한 10년물은 3.28%에 마감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대형금융지주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KB금융은 총 5000억원 가량으로 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금리는 수요예측 때 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신한금융지주가 발행한 5년물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이자율 3.12%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KB증권은 오는 20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햇살론 대출 등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 지원 및 풍력발전, 연료전지발전 등 녹색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