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직원 11명과 환자 42명 등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요양병원 2층에 확진자가 집중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11명 중 2층 근무자는 10명에 이른다. 입원 환자 가운데 확진자 42명 중 33명이 2층 병실에 입원 중이었다.
이 병원 첫 환자인 간호조무사 A씨가 확진된 것은 지난 13일이다. A씨는 8일 밤 11시까지 이브닝 근무를 했는데 이날 체온 38도의 발열 증상을 호소했다. 이후 증상이 사라졌지만 12일 근육통 증상이 생겨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씨가 확진되자 요양병원 직원 99명, 환자 165명 등 278명을 모두 검사했고 이 중 5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에는 12일 사망한 환자도 포함됐는데 이 환자는 사후 진단검사에서 확진됐다. A씨는 “사망한 환자를 7일 하루 종일 돌본 뒤 열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병원 특성상 확진자 중 고령층이 많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확진자 55%에 이르는 29명이 80대다. 70대 10명을 포함하면 74%가 70세 이상 고령층이다. 60대 9명, 50대 4명, 40대 1명 순이다.
이 요양병원이 있는 만덕동은 앞서 스포츠센터, 목욕탕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 확인됐던 곳이다. 확진자가 나온 목욕탕과 이 요양병원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해당 병원은 동일집단 격리(코호트 격리)됐다. 외부인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출퇴근하는 직원을 통해 코로나19가 퍼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했다.
노인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주로 찾는 서울 송파구의 잠언의료기기 매장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 나왔다. 영등포구에서는 지난달 26~29일 지인 간 모임을 통해 11명이 감염된 사례도 확인됐다.
중대본은 수도권 노인·정신병원 종사자와 노인주간보호시설 이용자 등 16만 명에게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기로 했다. 대상 시설은 서울 650곳, 경기 1659곳, 인천 422곳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3일 84명 늘었다. 해외유입 환자 31명 중에는 미국 입국자가 13명으로 비교적 많은데 대부분 주한미군이라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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