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와이파이(WiFi) 모듈 사업을 접는다.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와이파이 모듈 사업 부문을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수원 사업장에 있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산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다.
매각 측은 이달 말 소수의 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제한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거래 금액은 1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삼성전기는 과점 체제인 와이파이 모듈 시장에서 일본의 무라타에 이은 글로벌 2위 사업자다. 주요 공급처는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다. 삼성전기의 경우 삼성전자 공급 비중이 60%를 차지한다. 삼성전기는 전문 생산인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회로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수원 사업장에 60여 명, 태국 자회사에 44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각에는 이들 인력도 포함된다.
이번 매각은 삼성전기 내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고 5세대(5G) 통신관련 사업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 사업부는 크게 컴포넌트(부품), 모듈(카메라·통신), 기판 등으로 나뉜다. 와이파이 모듈은 통신모듈 산하에 있다. 올해 컴포넌트와 기판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통신모듈 부문은 악화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면서 통신모듈 실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태국 사업부 비중이 꽤 큰 편인데 코로나19로 현지 사업장 실사가 여의치 않은 것이 변수”라며 “적정 기업가치를 충분히 산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매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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