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의 회사채 1300억원 발행에 앞선 수요예측(사전청약)에 모집 예정금액의 다섯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롯데랜탈은 채권 발행규모를 2000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이날 3년·5년 만기 회사채 13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715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10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은 5720억원의 주문이 쏟아졌고, 3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도 1430억원 규모의 청약이 들어왔다.
롯데랜탈은 투자등급 회사채 신용등급 가운데 중간 정도인 AA- 등급에, 높은 부채비율과 저조한 영업이익 때문에 향후 신용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뭉칫돈을 끌어모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중교통 대신 렌트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롯데랜탈이 제시한 금리가 일반 AA- 등급 회사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도 수요를 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최고 연 2.4%대와 연 2.5% 대 수익률을 제시했다. 시중의 AA- 등급 회사채들의 평균 금리는 3년물 기준으로 연 1.5% 가량에 불과하다. 롯데렌탈은 지난 6월에도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며 2년물과 3년물 회사채 금리를 높게 제시해 총 3560억원의 수요를 끌어모았고, 발행규모도 3000억원으로 증액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실제 발행금리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3년물은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평균보다 0.26%포인트 낮은 연 1000억원 물량이 채워졌고 5년물 역시 민평금리보다 0.09%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당초 모집 규모를 넘겼다. 롯데랜탈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다.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롯데렌탈은 회사채 발행 규모를 2000억원으로 증액할 계획이다.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은 이달과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3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과 시설자금 대출 등의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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