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나서 방탄소년단의 발언을 문제삼은 데 이어 미국 국무부가 "긍정적 한미 관계를 지지하는 노력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여 외교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BTS 공식 계정을 태그하며 "긍정적 한미 관계를 지지하는 노력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트윗을 남겼다.
모건 대변인은 이어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며 '음악은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생떼' 논란을 자초한 환구시보 보도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7일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비영리재단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 플리트상을 받았다.
멤버 RM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한미가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이 발언 이후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BTS가 당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했다'는 반응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기사를 공개한 환구시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이 폭주했고 급기야 해당 기사는 삭제됐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평화를 아끼고 우호를 촉진해야 한다"고 하자 스스로 삭제한 것으로 추측됐다.
중국 정부의 자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구시보는 14일 '방탄소년단의 말에는 문제가 없다. 우리는 중국팬이 필요 없다'(防?少年??的?毛病，我?不需要中?粉?)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다시 불을 지폈다.
일부 네티즌의 발언을 인용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환구시보의 이번 기사는 BTS 논란을 다루는 한국 매체들의 반응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중국 선전요원 들이 근거없는 분노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며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논쟁에 발을 담갔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런 경우는 각 나라의 자정(작용)에 맡기거나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게 상식"이라면서도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BTS 말고도 사례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중국의 편을 드는 발언을 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발언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외교문제로 확대시키지 말라", "외교적으로 논할 일이 아니다"며 비판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2020 BBMAs'가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전 9시, 현지 시간으로는 14일 미국 LA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개막했다.
방탄소년단은 '톱 듀오/그룹'(Top Duo/Group) 부문과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4년 연속 BBMAs에 참석하는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2관왕 수상에 이어 올해에도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다이너마이트'(Dynamite) 무대도 펼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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