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외 주요 전선업체 및 다수의 사모펀드(PEF)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5일 전선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자문단 선정을 마무리하고 매도자 실사를 시작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법인 니케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한전선 지분 54.94%를 포함해 총 75% 지분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 작업을 총괄하고 회계실사는 EY한영, 법률실사는 법무법인 세종이 각각 맡았다. 다음달 투자안내문(티저레터)과 기업설명서(IM)를 잠재 인수자들에게 배포한 뒤 내년 상반기 최종 계약까지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LS전선 등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전선업체, 대형 PEF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IMM PE 측에 인수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전선이 보유한 초고압 전력케이블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해외보다는 국내 업체가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은 2015년 9월 IMM PE에 인수된 뒤 비주력 사업 정리,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쿠웨이트, 미국, 호주 등에서 대형 턴키(일괄수주)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낸 데 이어 올해는 네덜란드, 싱가포르, 카타르, 영국 등을 중심으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고 해외 수주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전력 인프라 노후화와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늘어난 미국과 유럽 등에 전력을 집중한 결과다. 국내에서는 약 25%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7413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달성해 9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IMM PE는 대한전선 인수 5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IMM PE는 201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한전선 지분 71.51%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2년여간 세 차례의 블록딜을 통해 보유 지분을 일부 줄이며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약 150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IMM PE는 지난달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를 KG그룹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온라인 의류 쇼핑몰 W컨셉 매각 작업에도 나서는 등 자금 회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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