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이 남는 예산을 직원들의 패딩을 사는 데 지출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해 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콜롬비아' 매장과 계약을 체결해 1818만원을 지출했다. 연구원은 한 벌당 21만원에 총 88벌의 패딩을 주문했다.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용도 란에는 "동절기 난방용 에너지 절감 및 소속감 증대"라고 적었다.
연구원의 '패딩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구원은 2016년 '빈폴'과 '디스커버리'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겉옷 200벌을 구매해 4000만원을 지출했다. 연구원은 “중장기 경상운영비 절감계획을 실천한 결과 절감된 경상 운영비를 활용해 근무복을 지급했다”며 “근무복 지급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고 직원들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7명이다. 반면 지난해 주문한 패딩은 88벌에 불과하다. 겉옷 200벌을 샀을 때인 2016년 말에는 직원 수가 191명으로, 직원 수보다 구입한 겉옷이 오히려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체 직원의 복지 차원에서 구매했다기보다는 남는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급하게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 의원 지적이다. 전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지 않도록 예산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각종 복지 제도를 방만하게 운영한다는 이유로 국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산하 24개 국책연구기관 및 2개 부설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연구원은 경인사연 등 27개 기관 중 가족수당 부정수급이 지난 5년간 가장 많았던 연구기관이었다.
가족수당은 근로자 생활비 보조를 목적으로 부양가족 수에 따라 일정액 또는 일정 비율로 지급되는 수당이다. 배우자는 월 4만원, 첫째 자녀는 월 2만원, 둘째 월 6만원, 셋째 이후 자녀는 한 명당 월 10만원을 지급한다. 배우자와 자녀를 제외한 부양가족은 1명당 월 2만원을 지급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직원들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국책연구원 전체 부정수급 액수의 약 16%(총 50건, 2448만원)를 부정수급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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