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엄마 찬스' 역공에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의 아들 김 모 씨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5년 서울대 의대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미국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 저자로 등재되는 등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부모 찬스' 논란으로 청년층에서 지지율 급락을 겪고 있는 여당이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 "나경원 전 의원님, '엄마의 마음으로 한 일'이 바로 '엄마 찬스'이고 '특혜'"라며 "본인이 가진 권력으로 남다른 혜택을 준다면 그것이 부정이고, 부당한 일이 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나 전 의원의 아들이 서울대 의대 의공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미국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포스터에 제4저자로 표기된 것은 '부당한 저자표시'라고 판단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보통의 청년들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서울대 의대 연구실을 사용할 수 없다"며 "보통의 청년들이라면 서울대 대학원생이 포스터를 검토해주거나 작성을 거들어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연구 저자로 등재되는 것 또한 보통의 부모를 가진 보통의 청년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나경원 전 의원은 지금이라도 국민께 사과하고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SNS에 "제1저자 포스터에 대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제 아들이 직접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였고 제1저자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저자 등재 여부는 아들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시 연구진과 담당 교수가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엄마 찬스' 역공에 나선 것은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대 청년층의 이탈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논란과 관련 '부모 찬스'로 비판의 각을 세웠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불거지자 "추 장관의 '엄마 찬스'를 보는 국민들은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빠 찬스'의 데자뷔로 느껴진다"며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여당의 '부모 찬스' 논란은 실제 20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4.1%로, 전주보다 10.5%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6.9%포인트 오른 31.1%로, 민주당을 앞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청년층과 중도층은 공정 이슈에 민감하다"며 "내부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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