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는 챔피언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주최 측이 우승 트로피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CJ 관계자는 “한국 문화를 담으면서 챔피언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가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한글’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명인열전’ 마스터스는 우승 트로피를 자신들의 자랑거리인 대회장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를 본떠 만들었다. 발레로 텍사스오픈 우승 트로피에는 미국 샌안토니오 도심의 대표적 건축물들이 올라가 있다.
골프대회 최초 트로피는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시작됐다. 1860년 12홀 코스를 세 번 돌며 우승자를 가리던 초대 대회 때부터 붉은 가죽 벨트를 줬다. 이 벨트는 3년 연속 우승자가 영구 소장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영 톰 모리스가 이를 가져가면서 1873년부터는 지금의 ‘클라레 저그’를 수여했다. 처음엔 진품을 줬지만 1927년부터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진품을 보관하고 우승자에게는 매년 복제품을 준다.
개성 강한 트로피도 많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트로피 ‘워너메이커’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골프대회 우승 트로피로, 높이 71㎝에 무게가 12.3㎏이나 된다. 2020년 대회 우승자 콜린 모리카와(23·미국)는 시상식에서 워너메이커 무게를 못 이겨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