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의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예정 발행 규모의 4배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신한금융투자의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1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67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물은 500억원 모집에 2000억원, 3년물 700억원 모집에 3500억원, 5년물 300억원 모집에 120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신한금융투자는 공모 희망금리 상단을 민간평가회사 개별평가금리 평균보다 0.20%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제시했으나 개별평가금리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이 채워졌다. 2년물은 -0.04%포인트, 3년물과 5년물은 -0.06%에서 모집물량을 채워 만기별로 연 1.3~1.7% 가량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당초 신한금융투자 회사채 흥행 여부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독일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 등 대규모 사모상품 환매중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관련 손실보전과 불완전판매로 인한 보상 등 부담이 큰데다 고객과 다른 금융사로부터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우려된다.
마찬가지로 라임펀드 불완전판패 의혹을 받는 대신증권이 지난 7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한 결과 전액 미달되는 수모를 겪었으나, 이번엔 달랐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는 독립 회사인 대신증권과 다르다고 본 것"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손실 정도는 신한금융지주에서 충분히 지원할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채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 상환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 수요를 확인한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7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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