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꿈틀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0.7% 증가)을 훨씬 웃돈 1.9% 증가로 나왔습니다. 자동차와 의류 판매가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의류는 11%나 증가했습니다. 사람들이 밖을 다니기 시작했단 이야기입니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는 커졌습니다. 세계 3대 투자그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미국계 대형 자산운용계열 캐피털그룹의 재러드 프란츠(Jared Franz) 이코노미스트는 "효과적인 백신의 개발 여부와 경기부양책이 코로나19로 인해 가난해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달라질 것"이라며 "2021년 중반까진 연 2~3% 내외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K형' 회복은 코로나19의 수혜 업종과 피해 업종이 코로나19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고 양극화하는 현상입니다. 레스토랑, 호텔, 소매업체, 항공사 등이 피해 업종으로 분류됩니다. 월가에서는 이들 업종이 2024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기술, 헬스케어,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등은 수혜업종으로 경제 회복기를 이끌 업종으로 분류됩니다.
근로자간의 임금 격차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 올해 연간 2만7000달러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근로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더 크게 받았습니다. 저임금 서비스직 근로자들이 줄해고를 당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보기술(IT)·금융 등 사무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직군은 재택근무가 가능했기 때문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이미 연간 6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는 코로나 19이전의 고용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캐피털 그룹은 분석했습니다. 반면 그 이하 소득 구간의 근로자들은 아직까지 고용 회복을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대럴 스펜스(Darrell Spence) 캐피털그룹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방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몇 달 안에 고용 등에서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대형 기술주의 투자 매력은 높다는 게 캐피털그룹의 조언입니다.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페이스북 등 기술주들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3년 경력의 스티브 왓슨(Steve Watson)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올해를 놓고 비참한 해라고 평가하지만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변동성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강력한 투자 매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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