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추진한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에서 전세매물이 급감해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서도 전세대란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19일 대표적인 친여 성향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전세대란으로 샤이 문재인 해야 할 판"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원래 저는 평소에 정치색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편"이라며 "사실 정치색이라 생각하지 않고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정치색을)숨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요즘 회사나 지인들 모임에서 정치색을 드러냈다가는 크게 곤혹을 치를 것 같은 분위기"라며 "저처럼 열혈 지지층은 아니더라도 평소 (여권)지지자임을 밝히던 사람들도 전세 대란에 직접 피해를 겪고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며 (여권에)돌아섰다"고 했다.
글쓴이는 "속 마음은 '당장 어려움 좀 있다고 딴나라당(국민의힘) 뽑겠다는 건 일제강점기 때 혼자 먹고 살겠다고 나라 팔아먹는 거랑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라면서도 "보수 진영이 좀 멀쩡한 정당이었으면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섰을 것이다. 저도 전세 대란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당사자"라고 했다.
한편 여권이 추진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전세 난민'이 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경기도 의왕 아파트와 세종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1가구 2주택자다. 정부의 고위공직자 다주택소유 금지 방침에 따라 홍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팔려 했지만 전매 제한 규정 때문에 처분하지 못했다.
이에 의왕시 아파트를 매도하려고 지난 8월 매매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세입자가 주변 전셋값 급등으로 다른 집을 구하지 못해 2년 더 살겠다며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을 행사해 처분하지 못했다.
게다가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전셋집 역시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집 주인이 전세 계약이 끝나는 내년 1월부터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홍남기 부총리 사례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맹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권은 '전세 난민'이 된 홍남기 부총리를 겨냥해 "정책 부작용을 이제는 실감했느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19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토부는 "전세시장이 불안한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금리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