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참석 자율이라더니 빠지면 비난"…출연연 직원 29% '갑질 경험'

입력 2020-10-20 17:42   수정 2020-10-20 17:44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직원 10명 중 3명꼴로 갑질에 시달린 적 있다고 답했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상호존중의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출연연 직원 응답자의 29.4%에 달하는 697명이 기관 내부에서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갑질 형태로는 부당한 업무지시, 문건·논문 작성 등 담당자의 업무 전가, 업무 지시 후 책임 전가, 인격 모독과 상하 위계 관계에 의한 폭력 행사 등으로 파악됐다. 해외 출장보고서를 대리 작성하게 한다거나 "회식 참여는 자율"이라 해 놓고 불참한 이를 비난한 사례 등도 있었다.

본인이 관여하지 않은 연구 실적에 이름을 넣을 것을 강요한 사례, 청첩장·축의금 정리와 보직자 자녀의 영문 에세이 첨삭 요구 등 개인 업무를 부탁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응답자의 59.9%는 반말과 욕설, 폭언 등 인격 모독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야 너 죽었어", "너는 무뇌아냐" 등 언어폭력부터 "치마가 너무 짧다", "아줌마라 상관없다", "빨리 시집가라" 등 성희롱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필모 의원은 "과학기술계 갑질 근절을 위해 정기적 실태 조사를 하고 개선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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