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장을 개설하고 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개그맨 김형인이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박성규 부장판사)은 불법 도박장 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개그맨 김형인, 최재욱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월 말부터 2월까지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뒤 도박 게임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인은 게임에 직접 참여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김형인 측은 도박 혐의는 일부 인정했으나 도박장 개설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도박장소 개설을 공모하지 않았다"며 "도박장 영역 개시 전 자신은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재욱에게 빌려준 1500만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과정을 말리지 않고 지켜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형인이 최재욱과 룸메이트로 동거하면서 도박장소 개설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곁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도박 영업장 개설 전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며 최재욱에게 빌려준 돈을 환수했다"고 말했다.
단, 도박에 참여한 혐의는 일부 인정했다. 변호인은 "도박 사실은 인정하지만 횟수가 과대하게 부풀려졌다.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도박장에 와 달라고 해 두어 번 정도 간 것일 뿐 상습적인 도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재욱은 도박장 개설 혐의를 인정했다. 단, 김형인과 공모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재욱은 김형인의 공모사실을 부인하며 그가 아닌 제3의 인물인 A씨와 도박장을 개설하고 공동운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재욱이 거론한 A씨는 현재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며 A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된 뒤 A씨에 대한 증인 심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형인은 법정에서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판결에 관계없이 이미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고 수많은 악플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고 있다"면서 "재판을 통해 직접 결백을 밝히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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