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식 팔고 美주식 쓸어담는 개미들

입력 2020-10-21 17:24   수정 2020-10-22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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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흐름을 보이는 개인과 기관이 미국 종목을 수조원어치 쓸어담고 있다. 미국 주도주가 위기에 강하다는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 합산,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는 제외)의 미국 종목 보유액은 이달 초 28조7090억원(원·달러 환율 20일 종가 1139원40전 적용)에서 19일 30조7821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증가율은 7.2%다. 지난 9일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종목 매수세는 더 강해졌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 8월 15일께부터 횡보하기 시작했지만 이때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종목 보유액은 24.7% 늘었다.

이들은 최근 한국 증시에서 매도 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은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보유량이 늘어난 미국 종목 상위권은 대부분 기술주다.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량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테슬라로 2448억원어치를 더 샀다. 이어 애플(824억원), 아마존(65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횡보장에서 미국 증시로 자산을 옮기는 것은 경제가 불안할 때는 강한 종목이 살아남는다는 걸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는 미국 대통령선거 뒤 당선자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기술주가 이미 많이 오른 것은 부담이다. 최근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00배가 넘는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을 감안하면 미국 기술주의 이익창출 능력이 앞으로 더 좋아지더라도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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