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21일 “국민을 기만한 대검찰청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또다시 공개 비판했다. 검찰이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66차례나 불러 ‘회유성 조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이 사과와 성찰을 먼저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대검찰청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윤 총장은 22일 국정감사에서 해명이나 반박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추 장관은 이날 SNS에 “죄수를 검사실로 불러 회유와 압박으로 별건 수사를 만들어내온 것이 부당한 수사 관행이었다고 대검은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이) 김봉현에 대해 그가 구속된 (올해) 4월 23일 이후 석 달 사이에 무려 66회나 불러서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상모략’이라고 검찰총장은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에선 장관의 잇따른 비판에 당혹해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라임 사건’과 같은 대형 수사에선 집중적인 출정 조사가 이뤄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며 “주관적 평가에 기반한 ‘과도한 횟수’라는 비판은 달라질 수 있고, 검찰총장이 조사 횟수까지 세세하게 보고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윤 총장과 서울남부지검이 여권 관계자에 대한 수사와 달리 야권 인사 및 내부 검사 비리 의혹을 의도적으로 뭉갰다는 비난에 대해선 검찰 내부의 반발이 감지된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감찰 착수)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그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다시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며 “대다수 검찰 구성원은 총장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고 썼다.
22일에는 대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관련 의혹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 총장도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행사 등에 대한 윤 총장의 작심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과 대검이) 국감 준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며 “윤 총장이 평소 얼버무리는 스타일이 아닌 만큼 소신 발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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