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부실 투자' 前전파진흥원장 "투자 외압 로비는 없었다"

입력 2020-10-22 16:00   수정 2020-10-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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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을 당시 기관장이던 서석진 전 원장이 국정감사에서 "투자 외압 로비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서 전 원장은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원장은 개별 투자에 관여하지 않고 투자의 룰을 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할 때 몰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감사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부터 2018년 3월까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전신인 펀드에 총 13회에 걸쳐 총 1060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액 중 670억원이 현재 문제가 되는 부실 기업에 흘러갔다.

황보승희 의원(국민의힘)이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없었냐"고 묻자 서 전 원장은 "투자 과정에서 증권사, 수탁은행, 예탁결제원 등에서 체크를 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들이 모두 사기에 넘어가있었던 상황"이라며 "감독 규제가 허물어진 상황까지 체크하는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부분까지 체크해야 한다면 정기예금처럼 수익률이 낮은 투자 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서 전 원장과 함께 옵티머스 투자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을 맡았던 최남용 경인본부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지만 최 본부장은 검찰 수사 대상자이기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경영진과 가족 해외여행을 함께 갈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돼 유착의혹이 일고 있다. 투자에 대한 책임으로 2018년 9월 견책 징계를 받았다.

야당은 최 본부장이 옵티머스 펀드 환매 사기를 촉발한 장본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 사기 펀드에 가장 먼저 투자를 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펀드란 신뢰를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펀드 초기 모집자금에 53.8%, 이후 94.5% 투자금을 넣었다"며 "수천억원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단순히 청와대 행정관 입김 정도가 아니라 더 윗선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며 "이때문에 특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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