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지난달 ‘이스타항공 사태’에 연루된 이상직 의원을 향해서는 라디오 방송에서 “본인이 더 이상 뭘 할 게 없다는데 이래서 참 어려운 것”이라며 비판을 자제했다. 이 의원이 며칠 후 탈당을 선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야권은 “당내 진상조사를 피하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정 의원은 침묵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회사 자금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 다른 인사들도 정 의원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비리 의혹을 받은 다른 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는 관대한 반면, 유독 ‘소신파’로 불리는 금 전 의원은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1일 금 전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너무나 뜬금없고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 전 의원의 행동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항상 내 주장만이 옳다는 오만한 태도만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4·15 총선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 전 의원과 같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180도 다른 발언이다. 김 의원은 이상직 의원과 재산공개 축소 등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김홍걸 의원 등을 향해서는 이렇다 할 비판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민주당 인사들의 각종 사회적 물의에 대해 차분했던 민주당 인터넷 당원 게시판도 “다시는 민주진영에 기웃대지 말라”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다” “금 전 의원과 같은 내부의 적들은 과감하게 쳐내달라” 등 금 전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금 전 의원은 단지 당론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5월 당에서 징계를 받고 ‘왕따’가 됐다. 국회의원 표결에 대한 징계 행위가 국회법은 물론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도 민주당은 징계를 강행했다. 헌법 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21일 SNS에 탈당 결정을 밝히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쓴소리했다. 금 전 의원을 향한 민주당 인사들의 비난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금 전 의원의 지적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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