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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는 현실이 있고 이것은 때때로 진짜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불가사의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근대 사진의 개척자’로 불리는 앨프리드 스티글리츠의 말이다. 실제로 우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고,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사진으로 그 사람의 삶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미국 뉴욕타임스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사람들(Humans)》은 사진의 ‘대단한 힘’을 증명하는 사진집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지저분하고 살벌한 폭로와 정치 공세를 목적으로 하는 책이 가득한 가운데 《사람들》은 따뜻한 휴머니즘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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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사람들’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 사람들의 표정과 이야기를 소개한 이후 스탠턴은 세계인을 향해 카메라 렌즈를 돌렸다. 40곳이 넘는 나라를 방문했으며,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하나의 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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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라호르의 초라한 집에서 딸과 함께 다정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의 주름진 얼굴 사진에는 딸과의 다정한 대화를 늘 그리워하면서도 밥벌이의 고단함으로 치열한 삶의 현장을 살아내야만 하는 세상 모든 가장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일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교육의 기회는 전혀 얻을 수 없었죠. 나는 늘 유니폼을 입은 소년들을 부러워하면서 자랐습니다. 제 딸이 학교에 다닌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습니다. 딸은 집으로 돌아오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해줍니다. 나는 그 시간을 가장 사랑하죠. 일하다가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날에는 딸이 더욱 걱정됩니다. 며칠 만에 집으로 돌아가 딸을 만나면 그동안 모아뒀던 이야기 보따리를 한꺼번에 모두 풀어 놓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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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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