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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비는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였던 제프리 카젠버그와 휴렛팩커드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멕 휘트먼이 의기투합한 ‘거물’ 스타트업이었다. 출범 초기 17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주목받았지만 OTT 시장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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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이 밝힌 실패 이유는 두 가지다. 퀴비가 추구한 사업 모델이 강력하지 못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서비스 개시도 어려움을 가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금 중 남은 3억5000만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퀴비는 드림웍스와 디즈니를 이끈 거물 제작자 카젠버그가 설립했다는 명성에 디즈니와 알리바바 등으로부터 17억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업 모델은 5~10분짜리 짧은 유료 영상이었다. 휘트먼 CEO는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거나 출퇴근길처럼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돌려도 영상이 잘리지 않고 화면을 가득 채울 수 있는 ‘턴스타일’을 세계 최초로 채택해 ‘모바일 퍼스트’로 차별화했다. 회사명이자 서비스 이름인 퀴비는 퀵 바이츠(Quick Bites)를 줄인 말로 ‘한 입 거리’를 뜻한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과도한 제작비를 쓴 것도 패착으로 꼽힌다.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과 배우 등이 합류한 퀴비의 콘텐츠 제작 비용은 분당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퀴비가 매각을 위해 애플과 접촉했으나 무산됐으며 페이스북과 NBC유니버설에 콘텐츠를 넘기려던 시도도 실패했다고 전했다. 유명인의 투자 참여를 이끌기 위해 저작권을 제작자에게 넘긴 것도 걸림돌이었다. 콘텐츠에 과도하게 저작권을 부여해 소비자가 활발하게 영상을 퍼뜨릴 수 있는 공유 기능이 없어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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