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찰 성역화하는 尹총장 우려"…野 "검찰 파괴한 추미애 물러나야"

입력 2020-10-23 17:53   수정 2020-10-24 01:09

정치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23일 새벽까지 15시간에 걸쳐 이뤄진 대검 국감에선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여당은 국감이 끝난 뒤 검찰개혁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강하게 주장한 반면, 야당은 검찰의 부당 인사 및 위법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지적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이 총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질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낙연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의 발언과 태도는 검찰개혁이 왜 어려운지, 얼마나 어려운지 역설적으로 드러냈다”며 “공수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인증했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을 성역화된 신성불가침의 권력기관으로 바라보는 검찰총장의 인식이 우려스럽다”며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윤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설훈 의원은 윤 총장의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 “분명한 법 위반”이라며 “검찰총장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신동근 의원도 “윤 총장이 안하무인 격으로 답변했다”며 태도를 지적했다. 황운하 의원은 이날 SNS에 “대검 조직 해체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은 추 장관을 질타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 회의에서 “민주당은 갑질을 없앤다고 했지만 추 장관이 법에 없는 권한을 가지고 윤 총장에게 수없이 갑질을 했다”며 “추 장관은 이미 검찰을 파괴하고 정권을 지킨 공이 높으니 그만하면 만족하고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라며 유명 영화 대사를 인용해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과거에는 윤 총장에 대해 칭찬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마녀사냥 수준으로 공격했다”며 “민주당의 선택적 정의와 검찰 수장에 대한 난도질이 무엇을 감추려는 의도인지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위법하다고 밝힌 윤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통해 추 장관을 검찰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인지 신속히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게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에 관한 선처성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위배했는지 법률팀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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