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엔 쏟은 日 제트여객기 개발 '물거품'

입력 2020-10-23 17:56   수정 2020-10-24 01:23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난 12년간 개발비만 1조엔(약 10조8410억원) 이상 쏟아부은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사업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졌다고 판단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쓰비시중공업이 오는 30일 중기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소형 제트여객기 개발사업인 미쓰비시스페이스제트(MSJ) 사업의 잠정 중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내년부터 3년간 중기 경영 계획에서 MSJ 사업을 제외하겠다는 의미로 관측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상업 운항에 필요한 당국의 승인 취득 작업은 계속하지만 양산체제 준비와 고객 확보 등 나머지 사업은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5월 관련 사업의 자산가치를 제로(0)로 처리했다. 사업 재개 여부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08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개발비로 1조엔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일본 정부도 항공기산업을 자동차산업과 함께 일본의 양대 제조업으로 키우기 위해 500억엔을 지원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일본의 대형 항공회사들이 300여 기를 사전 주문하며 제트여객기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잦은 설계 변경과 생산 장애로 납기가 여섯 차례나 연장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2013년을 목표로 했던 첫 제트여객기 인도는 7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MSJ 사업과 관련해 1760억엔을 손실 처리한 영향으로 지난해 미쓰비시중공업은 326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20년 만의 첫 적자였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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