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전세 매물이 잠기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전세난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번 대책은 임대주택 공급에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속도를 앞당기거나 분양 물량을 임대로 전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임차인 세제 혜택 강화 방안도 유력하다.
추가 대책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인허가를 서두르는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일정을 1~2년 앞당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세시장의 가장 좋은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로드맵을 마련해서 추진 중인데 적어도 네 명 중 한 명은 공공임대주택 전세를 살 수 있도록 공급 대책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추가 확대를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을 활용해 매입·건설임대 물량을 전세임대로 돌리거나 도심에 보유한 다른 형태의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식도 거론된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매입·건설임대를 전세임대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월세 소득공제 확대 등 임차인 간접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입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에 공감한다”며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세법은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기준시가 3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에 거주 중일 때 750만원 한도 내에서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세액공제 대상을 넓혀주거나 한도를 높이는 방식이 가능하다. 표준임대료나 신규 전·월세 상한제 도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당장 전세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전세 물량을 늘리는 방안이 없어 전세난을 해소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근본적 해법 없이 땜질식 추가 대책을 내놓는 건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없다”며 “잦은 규제로 인해 오히려 시장이 왜곡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석/강진규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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