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인근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주 및 철거를 눈앞에 둔 ‘둔촌현대1차’를 비롯해 ‘둔촌현대2차’도 최근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들 단지는 둔촌주공 재건축 완료 후 학군과 교통, 상권 등을 공유하면서 ‘신축 프리미엄’을 함께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둔촌현대1차 다음달 이주 시작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현대2차’는 최근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이면 가능하다. 조합 관계자는 “2022년 이주해 이르면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1988년 준공돼 올해로 33년차를 맞은 둔촌현대2차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는 ‘둔촌주공’과 한산초·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전용 79~107㎡, 2개 동, 총 196가구로 구성된 소규모 단지다.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72㎡ 40가구 △84㎡ 72가구 △97㎡ 84가구 △105㎡ 24가구 등 220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시공사는 효성중공업이다.
둔촌동 일대 아파트 중 리모델링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둔촌현대1차’다. 2005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둔촌현대1차는 2018년 8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은 뒤 지난 1월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기존 498가구에서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572가구를 짓는다. 늘어난 74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일반분양한다. 다음달 이주를 시작해 내년 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다. 인근의 ‘둔촌현대3차’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해 시공사(효성중공업) 선정을 마쳤다.
둔촌주공 입주가 마무리되면 인근 아파트도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둔촌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총 1만2032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초대형 단지다. 인근 단지도 둔촌주공의 학군과 상권 등 각종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둔촌주공 시세의 80% 정도를 따라갈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둔촌동은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을 통해 광화문과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둔촌주공 분양가 상한제 ‘진퇴양난’
둔촌주공은 분양가를 둘러싼 조합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연내 일반분양이 불투명해지는 등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둔촌주공은 당초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3.3㎡당 분양가 2978만원으로 일반분양을 추진했으나 분양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조합원들의 반대로 일정이 연기됐다. 이후 갈등이 심해지면서 8월 임시총회에서 조합 집행부가 해임됐다. 현재 기존 집행부가 법원에 제기한 임시총회 무효 가처분 신청과 반대 측에서 제기한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 및 임시조합장 선임 신청 등 송사가 진행 중이다.HUG 분양보증 기간이 만료되면서 둔촌주공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하게 됐다. 조합 내부에선 인근 시세를 바탕으로 책정된 HUG 분양가보다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하에서 건설원가 기준으로 산정된 분양가가 조합원에게 더 유리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종의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둔촌주공 조합원모임 관계자는 “차기 집행부가 들어서면 분양가 상한제하에서 선분양과 후분양 중 조합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분양 일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비업계에선 선분양과 후분양 모두 절차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최초 적용 단지인 강동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일반분양가가 3.3㎡당 2569만원으로 기존에 HUG가 제시했던 가격(2730만원)보다 낮아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가가 HUG 분양가보다 높으면 제도 도입 취지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후분양도 시공사들이 막대한 공사비를 먼저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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