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고(故) 김홍영 검사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전직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6일 전했다.
김 전 부장검사에게는 지난 2016년 3월 31일 회식 후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같은 부에서 일하던 고인의 등을 3∼4회 때렸다.
또 같은해 5월 11일까지 4회에 걸쳐 고인을 회식 자리 등에서 폭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같은 부 동료 검사 결혼식장 식당에서 고인에게 식사할 수 있는 방을 구해오라고 질책한 강요 혐의도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원회 권고에 따라 다른 범죄 성립 여부도 검토했지만,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검찰 문화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고인은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지난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조사 결과 고인의 상관인 김 전 부장검사가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됐지만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했다. 대한변협은 형사처벌 없이 해임된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근거가 없자 지난해 11월 그를 강요와 폭행, 모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고인의 유족 측은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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