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7일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456조86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늘었다고 발표했다. 소수점 두번째 자리로는 1.93%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2010년 1분기(2%) 후 가장 높았다.
올 1,2분기 경기 침체의 골이 워낙 깊었던 만큼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성장률은 올 1분기(-1.3%), 2분기(-3.2%)에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한 것은 ‘카드사태’를 겪은 2003년 1, 2분기(각각 -0.7%, -0.2%) 후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3분기 성장률은 -1.3%라는 것만 봐도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이 1%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치는 크게 웃돌았다. 국가 경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실물경제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수출 증가율은 15.6%로 1986년 1분기(18.4%) 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증가율은 지난 지난 2분기 -16.1%를 기록해 1963년 4분기(-24%) 후 56년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기저효과를 등에 업은 수출은 공공행진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지난 9월 수출은 480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7.7% 늘었다.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에 퍼지기 직전인 지난 2월(3.6% 증가) 후 처음이다. 반도체(수출 증가율 11.8%) 자동차(23.2%) 바이오헬스(79.3%) 수출이 고르게 늘었다. 9월 수출이 선전하면서 3분기 전체 수출 성적표가 개선됐다.
수출이 늘자 기업은 투자를 늘렸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분기 -0.5%에서 6.7%로 급반등했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2012년 1분기(9.6%) 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아파트 건설과 공장, 물류창고, 댐, 교량 등을 아우르는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분기 -1.5%에 이어 3분기 -7.8%로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 1998년 1분기(-9.6%) 후 가장 낮았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1.5%에서 -0.1%로 주저 앉았다. 2분기에는 14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씀씀이가 늘었지만 3분기에는 이 같은 정책지원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기둥인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반등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3분기 각각 7.6%, 0.7%로 나타났다. 전분기 각각 -8.9%, -0.9%에서 급반등한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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