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트럭업계 2위 타타대우상용자동차가 기존 라인업에 없던 3~5t급 준중형 트럭을 오는 12월 출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쇼핑 확산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배달트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12월에 선보일 준중형 트럭이 배달 시장의 주력 차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취임한 지 1년8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어땠나.
“5t 이상 중대형 트럭 시장이 좋았을 때인 2016년엔 타타대우의 점유율이 30%에 달했다. 그런데 대규모 토목공사가 줄고, 유럽계 메이커에 치이면서 2018년엔 점유율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고객의 생각이 바뀌었는데, 이 회사는 변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바꿨나.
“사장 취임 뒤 지금까지 바꾼 것이 200개쯤 된다. 배기가스 배출 기준 강화에도 비용 등의 문제로 제때 엔진을 바꿔주지 못해 고객들이 떠났다. 그래서 고객이 요구하면 즉각 엔진을 교체해주라고 했다. 정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부품 전달 속도를 높였다. 공정 방식, 원가 구조도 개선했다. 이 덕분에 시장 점유율이 23%까지 다시 올랐다.”
▷중점 과제는 무엇인가.
“판매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회사와 시장이 어려울 때 오히려 새 차를 만들기로 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3년 안에 망할 수도 있지만 새 트럭이 성공하면 10년은 더 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12월 출시할 신차를 소개하면.
“그동안 생산하지 않았던 3~5t급 준중형 트럭이다. 직접 타서 시험해봤다. 기대해도 좋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쇼핑 확대로 배달 물량이 늘고 있다. 배달 시장의 주력 차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준중형 트럭 시장 점유율 25%를 목표로 정했다.”
▷구체적인 장점은.
“최신 유럽산 ED45 엔진을 탑재해 출력을 높였다. 세계 최초로 상용차에 8단 자동 변속기를 갖춰 연비를 개선하고, 변속 충격을 없앴다. 에어브레이크로 제동력도 높였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용량은 경쟁 모델 대비 0.5t씩 늘렸다. 젊은 트럭 운전사의 눈높이에 맞춰 디자인도 대폭 개선했다.”
▷자율주행 기술 전략은.
“자율주행 부문은 트럭이 승용차보다 앞서 있다. 유럽에 가보면 트럭에서 자율주행 효과가 큰 것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선 이미 대열 주행도 가능하다. 한 사람이 모스크바에서 스페인까지 여러 대의 트럭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한다. 타타대우도 기본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신차는 언제 나오나.
“2022년 1월 중·대형 트럭에서 모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 여기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적용할 것이다. 자율주행은 단순한 크루즈 컨트롤을 넘어서는 기술이 될 것이다. 커넥티드 분야는 휴대폰을 그냥 차량에 끼우기만 하면 대시보드를 화면으로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친환경차 전략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얘기하는데, 중·대형 트럭은 현재 배터리로는 불가능하다. 배터리가 짐칸의 절반을 차지한다. 결국 수소전기차로 가야 한다. 다만 양산 때 가격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타타대우는 수소전기차로 가기 전 디젤과 수소의 중간 단계로 액화천연가스(LNG) 트럭을 판매한다.”
▷중장기 목표는.
“2025년엔 1t 소형부터 25t 대형까지 풀 라인업을 갖출 것이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