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수찬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그간 밝힌 적 없었던 가족사를 털어놨다. 20세의 어린 나이에 홀로 자신을 낳은 어머니, 가난한 어린 시절까지 덤덤하게 밝히는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항상 밝은 무대로 기쁨을 선사하던 김수찬이 이번에는 진솔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또 다른 방식의 긍정 에너지를 선물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을 계기로 데뷔 이래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수찬. 아이돌 같은 외모와 능숙한 무대매너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트로트 팬들로부터 응원을 얻고 있는 그가 지난 26일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강호동의 밥심'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았다.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시작된 이야기. 김수찬은 "내가 화려한 걸 좋아하니까 다들 금수저인 줄 안다. 난 어렸을 때부터 워낙 긍정적이었다.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지하 단칸방에서 물을 퍼낼 때도 누가 더 많이 퍼내는지 시합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어머니가 1974년생이라고 밝히며 "스무살에 나를 낳으셨다. 미혼모였는데 임신 당시에 돈도 없고, 오갈 데가 없어 조산소에 갔다더라. 내 머리가 큰 데다가 4.2kg의 우량아였다. 조산소에서 낳을 수가 없어서 결국 큰 병원에 가셨는데 혹시 몰라 유언까지 쓰고 나를 낳으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끼와 흥을 펼쳐내는 김수찬의 이미지와 쉽게 매칭되지 않는 과거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는 예나 지금이나 단 한 순간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머니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수찬은 "어머니가 우리는 '선택받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 알려주셨다"며 "(가난했던) 상황도 우리가 선택한 거라고 했다. 덕분에 자존감이 높았다"고 고백했다.
강인한 어머니 덕분에 가수로서의 김수찬도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성장할 수 있었다. 김수찬은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을 때를 회상하며 "잘 될 거라는 믿음보다 더 위에 있는 게 아는 것 아니냐. 엄마는 긴장하는 내게 '어차피 네가 최우수상이다. 앙코르곡 부른다는 마음으로 노래하라'고 말했다. 마치 이미 상을 받을 걸 아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감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1년 안에 남진 선생님을 만날 테니까 하고 싶은 노래 하면서 준비하고 있으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그해 10월에 남진 선생님을 만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김수찬은 엄마를 '큰 누나'로 부른다면서 "난 한 번도 방송에서 운 적이 없다. 어릴 때 누나의 품에서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 큰 누나한테 더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다"고 말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은 "마인드가 금수저"라며 김수찬을 향한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꾸준히 트로트 장르에 집중하며 올해 데뷔 9년차가 된 그의 뚝심에도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김수찬은 '미스터트롯' 출연 전부터 '소개팅 눈물팅', '오디션', '간다 간다', '평생선', '사랑의 해결사' 등 다수의 곡을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아침마당', '가요무대' 등의 프로그램 및 각종 행사를 통해서도 얼굴을 내비쳤다. 성실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것을 쌓아온 덕에 '미스터트롯' 출연 후 이전 발표곡들이 재조명을 받기도 했으며, 바로 신곡 '엉덩이'를 내놓으며 활동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었다.
노래로 즐거움을 주는 김수찬표 긍정 에너지의 솔직함과 순수함에 또 한 번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음악과 무대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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