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경고와 AI가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만큼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반박이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죠. AI가 일상화된 시대 기업들이 새겨들어야 할 문장은 ‘옆 회사의 훌륭한 AI가 유능한 직원을 훔쳐갈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마크 하버크로프트 SAP석세스팩터 고객관리책임자(사진)는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찾는 직원들은 빠른 피드백과 발전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조직을 발견하면 기존 회사를 주저없이 떠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다음달 11~12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인재포럼 2020에서 ‘글로벌 기업의 인재경영 트렌드(직원경험)’를 발표한다.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사 시스템’을 세계 각국 회사에 이식해온 인재경영 전문가다. 석세스팩터는 SAP의 자회사다.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인적자원관리(HCM) 소프트웨어 이름이기도 하다. 석세스팩터 프로그램은 고객사들이 인사, 채용, 평가, 급여 등 인적자원(HR)과 관련한 각종 업무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국 맨체스터시티 프로축구단,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세계 193개국, 6500여 개 기업이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년 넘게 HR 분야에 몸담아온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월급이 아니라 경험을 원동력으로 삼아 일하는 직원들’을 최근 HR 분야의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기업들이 AI로 대체 불가능한 인재를 원하는 만큼이나 직원들 역시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에서, AI로 대체할 수 없는 직원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직원들은 창의성, 혁신, 협업을 갈망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학습에도 적극적이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HR 분야의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HR의 개념이 조직 중심에서 개인, 팀을 넘어 사람과 경험에 투자하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며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일터는 직원을 붙잡을 수 없다”고 했다. 20대 초반 신입사원을 선발해 60대 정년까지 회사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는 ‘평생직장’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디지털 학습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학습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직원 재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최근의 경향에도 디지털 학습이 제격이라고 봤다. 그는 “직원들은 디지털 학습을 통해 개인적, 직업적 일정에 맞게 디지털 기술을 익히고 조직이나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직원 성과평가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버크로프트 고객관리책임자는 “성과평가는 즉각적이면서 장기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중”이라며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반기, 분기별로 끊어 딱 그 시기만을 평가하던 데서 나아가 직원 개개인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평가하되 단계별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 마크 하버크로프트 약력
▷1994년 영국 셰필드핼럼대 준학사과정
▷2005년 2월~2012년 3월 Talent Savvy pty Limited 매니징디렉터
▷2012년 3월~2014년 6월 IBM 아시아·태평양 HR전략솔루션리더
▷2014년 9월~ SAP 재직(2019년 7월 최고고객관리책임자)
▷2015년 10월~ 호주 HR기구 이사회 이사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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