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18이 재미있는 수로, 183의 맛보다 백 모양 자체에 힘을 실은 수다. 그래서인지 흑도 계속 나오지 않고 21로 방향을 전환했다.
백32는 조금 무거웠다. 100에 두는 편이 나았다. 33 이하 40까지 오래된 정석이 등장했는데, 타개가 잘된 흑이 주도권을 잡았다. 56 이하 백의 수순이 화려하다. 78까지 백은 귀에서 살았고 흑도 두터움과 선수를 취해서 만족이다.
이제 좌변이다. 흑85가 41을 교환할 때부터 준비한 맥점이다. 95까지 흑에게 최상의 결과가 됐다. 흑이 121~131의 완벽한 타개 수순을 보여준 상황에서 133이 대실수였다. 이 수는 참고도 수순 이후 실전 149였다면 흑의 승리였다. 흑 대마가 138로 끊기면서 판이 요동친다.
백154가 승착이다. 흑이 157 이하 167·169로 백 약점을 파고들어서 늘어진 패를 냈지만, 백의 자체팻감이 워낙 많았다.
흑이 줄곧 우세했던 바둑을 단 한 번의 실수로 놓쳤다. 백은 그 한 번의 실수를 정확히 응징한 대국이었다. (206수 끝, 백 불계승)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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