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28일(04: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000억원대 유상증자에 나선 진에어가 목표금액의 90%가 넘는 투자수요를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진에어가 10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해 지난 26~27일 이틀간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진행한 청약에 발행 예정 신주(1500만주)의 90%가 넘는 매수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150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제주항공에 이어 성공적인 신주 발행을 눈앞에 뒀다는 평가다.
진에어는 우리사주 청약물량이 배정물량(300만주)의 53%에 그쳤지만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여러 주주가 적극적으로 청약에 참여한 덕분에 목표한 투자수요 대부분을 확보했다. 진에어는 오는 29~30일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실권주 청약을 진행한다. 물량이 적어 무난히 소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주주들은 진에어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음에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신주를 사들일 기회로 판단하고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진에어 주가는 8590원으로 다음달 16일 상장 예정인 신주 발행가격(7000원)보다 22.7% 높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도 주주들의 청약 참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저비용 항공사(LCC) 연쇄부도 우려가 고조됐던 두 달 전과 달리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추면서 사람들의 이동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 진에어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최근 국내선 공급을 늘리고 일부 국제선 운항을 재개했다. 여객부문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화물운송 사업도 시작했다. 이 회사는 지난 24일부터 ‘B777-200ER’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기로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을 지급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증자가 완료되면 지난 6월 말 592.1%였던 부채비율이 255.4%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유상증자 성공이 다른 LCC의 자금 조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이어 티웨이항공(11월 668억원)과 에어부산(12월 783억원)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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