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SNS에 이 같은 글을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후원을 호소했다. 정 의원은 “후원금 보내달라고 간절히 요청을 드렸는데 161분만 참여하시고 소식이 감감하다”며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다 찼다고 자랑하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님 뵙기도 부끄럽다”고까지 했다. 정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다. 앞서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16일 인터넷 블로그에 “군자금이 부족하여 보좌진들이랑 굶고 있다. 매일 김밥이 지겹다”며 “밥 한끼 사주시고 검찰개혁 맡긴다 생각하시고 후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후원 호소에 ‘앵벌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정치 활동을 위해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청래 의원과 김용민 의원의 후원금 모집 방식을 두고 상식 밖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 의원 SNS 등에는 “후원금 모집을 위해 대통령을 팔아먹는 것이냐” “자기 돈으로 밥 사 먹는 것도 아깝다면서 국민을 위해 무슨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냐” “월 1000만원 세비는 생계 자금이고. 후원금으로만 정치하려니 힘든 것이냐” 등의 비판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같은 국회의원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세상 참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촌평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거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이 스스로를 희화화하면서 ‘앵벌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공인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비판이 일자 29일 SNS에 다시 글을 올려 “저는 앞으로도 정정당당하게 국민들의 깨끗한 후원에 손을 벌리겠다”며 “재벌의 검은돈에, 부정부패의 뒷돈에 앵벌이 하지 않고 하얀 돈을 받겠다”고 항변했다. 마치 후원금 공개 모집에 나서지 않은 의원들은 은밀히 ‘검은돈’이라도 받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난데없이 “일본에 앵벌이 하지 않겠다”며 반일 감정을 북돋우기도 했다. 어느 정치인이 재벌이나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근거를 달지 않았다. 그러면서 “언론개혁에 매진하겠으니 한푼 줍쇼”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마치 후원금 모집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이날 SNS에 “사실 뇌물 받고,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받아 쓰는 정치인은 이런 노력이 필요없을 것”이라며 정 의원 등을 옹호했다. ‘뒷돈’ 아니면 ‘앵벌이’라는 식의 민주당 의원들 주장이 ‘우리 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기존 이분법적인 사고를 답습하는 듯해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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