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글 검색엔진을 대체할 자체 검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 구글로부터 검색엔진을 제공받지 못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애플이 독자적으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OS) iOS14를 탑재한 아이폰 홈스크린에서 검색어를 치면 구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자체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웹사이트에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애플의 자체 검색엔진 기술 개발에 중대한 진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검색엔진 성능 향상을 위해 웹사이트에서 각종 문서 등을 끌어가는 프로그램(크롤러)인 '애플봇'의 활동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롤러는 검색엔진 개발에 필수적인 프로그램으로 방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디지털마케팅 컨설턴트인 수간탄 모하나다산은 "최근 몇 주간 애플봇이 웹사이트에서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며 "크롤링 횟수가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2018년에는 구글 출신 검색엔진 전문가인 존 지아난드레아를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빌 코프란 전 구글 엔지니어링 총괄은 "애플은 일반적인 검색엔진을 만들 수 있는 경험과 깊이를 갖춘 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검색엔진 개발 움직임은 미 법무부가 지난 20일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무부는 구글이 아이폰에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탑재하기 위해 애플에 매년 80억~120억달러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으로 애플이 앞으로 구글 검색엔진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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