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자본금 편법충당 깊이 반성…장승준 사장 사임"

입력 2020-10-29 14:14   수정 2020-10-29 14:16


매일방송(MBN)이 설립 당시 자본금 편법충당에 대해 "머리 숙여 국민 앞에 사과드린다"라며 대국민 사과했다. 장승준 MBN 사장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MBN은 29일 "2011년 종합편성채널승인을 위한 자본금 모집 과정에서 직원명의 차명납입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며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사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그동안 MBN을 사랑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승준 MBN 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며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의 사랑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편법으로 자본금을 충당한 MBN 행정처분과 관련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류호길 매일방송 대표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

장대환 회장은 이날 자본금 편법 충당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장 회장은 "종편PP 출범 당시 MBN는 3950억원을 모으겠다고 계획했지만 실제 액수는 560억원이 부족했다"며 "이에 회사측은 임직원 차명주주를 활용해 자본금을 납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신문사의 지분율이 30%에 미치지 못해 충분히 출자할 수 있었으나, 지분율 금지 규정 때문에 추가 출자가 어려웠다"며 "종편 4개사가 한꺼번에 1조 원가량 투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사 방송법 소유제한 규정 위반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고자 했으나 행정처분의 위험으로 대체 투자자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기준 현재 매일경제신문사의 매일방송 지분은 32.64%로 현재 방송법 제8조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

장 회장은 "세대교체를 감안한 결정이었지만 생각이 짧았다"며 "다만 26년간 방송을 열심히 해오고 시청자를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방통위는 오는 30일 MBN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를 의결할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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