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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상속세 부담에 가업승계를 포기한 채 회사를 매각하는 중견·중소기업 오너가 늘고 있다. 상속세 부담이 없는 싱가포르 모나코 등으로 이민을 가려는 기업인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중견·중소기업 가운데 매도 희망으로 등록한 기업 물건 수는 2016년 275건에서 지난해 382건으로 38.9% 늘었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 들어서도 170개가 넘는 기업(8월 기준)이 매물로 나왔다. 이 중 상당수는 승계를 포기한 기업이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사모펀드(PEF)들이 창업주가 고령이면서 승계를 포기한 업체를 찾아다니며 매각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미 상당수 중소·중견기업이 승계를 가로막는 높은 벽에 부딪혀 매각 절차를 밟았다. 1973년 설립된 유니더스는 한때 콘돔시장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던 중견업체다. 2015년 창업주 김덕성 회장이 별세한 뒤 2017년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세계 1위 손톱깎이 회사이던 쓰리세븐도 2008년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약 15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되자 유족은 승계 대신 지분 매각을 택했다. 밀폐용기 제조업체 락앤락, 온라인 화장품 판매업체인 에이블씨앤씨 등도 상속세 문제로 PEF 등에 지분을 넘겼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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