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도 민주당도…MB 재판 결과에 꺼내든 '검찰 개혁'

입력 2020-10-30 08:26   수정 2020-10-30 08:28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와 여당이 모두 '검찰 개혁'을 외치고 나섰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 "법 앞의 평등 실현하는 데 13년 걸려"
정세균 총리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의 유죄가 확정돼 국무총리로서 착잡한 심경"이라면서도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가 실현되기까지 13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2007년 법 집행이 공정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이라면서 "왜 지금 검찰 개혁이 필요한지 잘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총리는 "단죄받지 않는 불의는 되풀이된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혁에 더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이 같은 정세균 총리의 발언은 검찰이 2007년 12월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하고도 무혐의 결론을 낸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듬해 대통령 당선 후 받은 특검 수사에서도 무혐의를 받았다.

2007년 BBK 특검 겨냥한 민주당 '공수처' 강조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 확정판결 직후 논평을 통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정세균 총리와 마찬가지로 2007년 BBK 특검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특히, 역대 특검 중 2008년 출범한 BBK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120억원 횡령'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특검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초 의혹제기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13년이 흘렀다"며 "국민의힘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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